오름의 높이가 62미터로 그리 높지 않아 가벼운 산책 나가는 기분으로 오를 만큼 아기자기한 오름이다.
녹산로를 따라 가시리 방향으로 가다 혜림목장 입구, 도로변에 위치한 오름으로 가시리 사거리에서 제동목장 방향으로 약 2km 지점의 좌측 도로변에 병곳오름을 북쪽으로 이웃해 있다. 입구에 표지판이 있다.
넓적하고 둥그스름한 등성마루가 북쪽에서 남서쪽 방향으로 뻗어 내리다가 다시 올라와 잘록해진 모양이 말안장처럼 생겼다. 안장모양으로 생긴 서남사면이 다소 얄팍한 형태이다.
오름은 전체적으로 풀과 억새가 많이 자라는 가운데 잡목이 부분적으로 자라고 가시덩굴이 널리 분포하고 있다.
정상에 오르는 길지 않은 탐방로도 억새와 새밭으로 되어 있어, 특히 가을 산행의 억새 숲길은 새로운 맛을 느낄 수 있다.
오름이 높지 않아 주위의 따라비오름이나 큰사슴이오름 같은 높은 오름에서 보는 목장의 평원이나 주변에 펼쳐지는 광활한 풍경과는 또 다른 풍광이 다가온다.
손에 잡힐 듯 가까이 서 있는 오름에 금방이라도 건너 갈 수 있는 착각을 일으킨다.




사람에 따라서 오름이 형세가 벌어졌다고 하여 '벌른오름'이 변한 것이라고도 하고, '널빤지'를 벌여 놓은 형상이라는 데서 '번널오름'이라고도 한다.
板이 '널'의 훈독자로 쓰인 것은 "탐라순력도(교래대렵)"에 보이는 '板埋同山/널묻은동산'에서도 확인된다.
이 동산은 '번널오름' 일대의 동산을 이르는 것으로 보인다. '번널'은 '널'(板)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소재지 : 표선면 가시리 산 10번지 일대 현 황 : 표고 272.3m, 비고 62m, 둘레 1,298m, 면적 129,713㎡, 저경 442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