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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5.17 17:36

한라산 편지

조회 수 4991 추천 수 74 댓글 0



대지는 어느덧 여름으로 달려갑니다.
겨울을 지난 봄은 숨가쁘게 계곡을 넘어 산허리를 넘어 가고,
산철쭉이 그 뒤를 따라 빨갛게 물을 들입니다.
한라산 산허리는 어느덧 계절을 바꾸고 있습니다.

꽃은 피면 언젠가는 시들어 떨어집니다.
어느 생명체 하나도 영원한 것은 없습니다.
여름이 오면 봄은 가게 마련이고, 태어나는 것은 언젠가 죽습니다.
산 자와 죽은 자는 항상 같은 세상에 있습니다.

그러나, 생명은 아름답습니다.
어느 하나 고귀하지 않은 생명은 없습니다.
아무리 작은 것일지라도,

자연은 우리 인간의 대지이고 정신의 지주입니다.
그러나 인간은 자연을 이용만 하고, 자연이 주는 것을 받으려고만 합니다.
어느 하나 자연에게 그 고마움을 돌려주려 하지 않습니다.
받은 만큼, 아니 그 일부만이라도 돌려 주면 자연은 더 많은 것을 다시 줄 것입니다.

생물은 자연이 준 터전에 순응하며 살아 갑니다.
불평, 불만이 없습니다. 아무리 척박해도 아름다운 꽃을 피웁니다.
아름다운 꽃을 보며, 꽃 보다 더 아름다운 사람이 많은 세상을 꿈꾸어 봅니다.

모처럼 찾은 5월의 한라산에서 아름다운 세상을 봅니다.
심호흡 한 번으로 파란 하늘이 가슴 깊이 녹아들고,
녹아든 하늘은 온 몸을 타고 다시 대지로 흘러갑니다.

싱그러운 대지와 상쾌한 바람을 가슴에 담고 옵니다.
하늘이 흐리거나 비가 올때 다시 끄집어 내어 돌려주고 싶습니다.
그러기엔 내 가슴이 너무 작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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