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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밭, 원(垣)

'갯것'바다밭의 민속지리학적 이해

by 오르미 posted Mar 02, 2006


썰물 때 물 밖으로 드러나는 바다밭인 조간대(潮間帶)를 두고 제주 사람들은 '갯것(아래아)'이라 한다.
바닷가란 뜻인 갯가의 제줏말이다.
간만(干滿)의 차가 가장 심한 날, 제주바다 최고의  조석간만(潮汐干滿)의 차는 1.8m로 나타난다.
수직적으로 완만한 '갯것' 바닷밭은 그만큼 드넓기 마련이고, 가파른 절벽을 이루는 곳은 '갯것' 바다밭이 있을 수 없다.
이처럼 단애(斷涯)를 이루는 '갯것'을 '덕'이라 한다. '덕'은 '언덕'의 뜻을 갖는 우리 옛말이다.
완만한 갯것은 무수기에 따라 다르게 드러난다. 간만의 차가 심한 '웨삿' 때에는 많이,
간만의 차가 거의 없을 때인 '조금' 동안에는 그만큼 적게 드러난다.
때문에 무수기에 따라 수직적 나눔이 가능해진다.
'세물'날에 드러나는 바다밭을 '웃밭', 다섯물날부터 드러나는 바다밭을 '중간밧', 그리고 일곱물날부터, 곧 '웨삿' 때만 드러나는 갯것을 '알밧'이라 한다.
수직적 나눔에 따라 생태계는 커다란 차이를 드러내며, 또 그에 걸맞는 어로기술이 펼쳐진다.
갯것 바다밭은 수직적 나눔에 관계없이 환경에 따른 나눔도 가능하다.
* '빌레'밭 : 질펀하게 암반이 깔린 곳이다. 뭍에서건 바다에서건 이와 같은 곳을 두고 '빌레'라 한다. 일터 공간의 뜻으로 '밧'을 붙여 '빌레왓'이라 하기도 한다.
* 머흘밭 : 수직적 나눔에 관계없이 비교적 큰 돌매이들이 깔려 있는 바다밭을 '머흘' 또는 '머흘팟'이라 한다.
* 자갈밭 : 수직적 나눔에 관계없이 자갈이 수북하게 깔려 있는 곳을 '자갈밧'이라 한다.
* 모살밭 : 모래의 제줏말이 '모살' 이니 모래가 깔린 바다밭이다.
* 펄모살밭 : 펄과 모래가 뒤섞여 있는 바다밭이다.
* '코지'와 '개' : 지금까지 환경에 따른 나눔 기준이 바닥 조건에 따른 것이라면 '코지'와 '개'는 생김새에 따른 나눔이다. 용암이 길게 뻗어내려 돌출된 모양의 바닷가를 '코지'(岬)라 하고, 그와 반대로 살짝 만(灣)을 이루는 곳을 '개'라 한다.
('제주의 전통문화', 제주도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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