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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차가 아름다운 해안도로 - 김녕, 행원

by 오르미 posted Apr 18, 2005


[등대와 풍차가 아름다운 해안도로]



예전 일주도로를 통해 구좌읍 동복리 마을안을 지나면 오른쪽으로 커다란 나무 한그루가 서 있다.
누가 봐도 바람에 의해 비스듬히 자란 것이라는 생각을 들게 하는 나무이다.
바람 많은 고향 섬에서 태어나,
모진 환경에 거슬리지 않고 받아들이며 살아가는 섬사람들의 모습이 나무에도 나타나는 것일까?
제주의 초가가 그렇고, 제주의 돌담도 그렇다.
제주섬 곳곳을 돌아보며 한결같이 느끼는 생각이다.
척박한 자연환경에서 살아왔던 선조들을 생각을 하며 조금 더 가면 왼쪽 바닷가로 해안도로가 만들어져 있다.


해안도로에 접어서자 마자 많은 관광버스가 세워져 있는 넓은 공터를 만난다.
이름하여 '동복관광체험어장'이다.
아직 물 속에 들어가기는 이른 시기라 많은 관광객들은 건물안에서 멍게와 해삼으로 소주잔을 기울이고 있고,
몇몇 사람이 호기심으로 바다속을 들여다 보고 있다.
사철 푸르른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제주에서, 사철 체험할 수 있는 자연은 없는 것인지.


주차장 옆에는 새로 보기좋게 쌓아 놓은 돌담이 보인다.
동복환해장성이다.
그 돌담이 무엇인지 알리는 표지판은 저 멀리 쓸쓸히 서 있고, 그 누구도 그 곳까지 가서 관심있게 보는 사람은 없다.
허긴, 관광을 와서 보면 제주도 전체가 돌담에 둘러져 있는 것처럼 보일테니 딱히 새로울 것도 없을 것이다.
제주도 해안의 몇 곳에는 환해장성의 옛모습이 남아 있고, 일부는 이렇게 보기좋게(?) 복원이 되어 있다.
하지만 남아 있는 환해장성보다 더 많은 해안도로가 그 성위를 지나가고 있다.


[해안도로에서 보이는 한라산]
해안도로는 바다와 산을 동시에 가지고 다닌다.
파도가 부르는 소리에 바다로 향했던 고개를 다시 돌리면, 그 곳에는 항상 한라산의 포근한 모습이 자리하고 있다.
하늘과 산, 바다와 돌담이 어우러진 풍광은 제주에 사는 모든 이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만든다.


해안도로가 거의 끝나갈 무렵 바다위로 길게 뻗어 간 코지를 만난다.
'목지곶'이라는 섬이다.
김녕리에 속해 있는 이 섬은 해안에서 섬을 잇는 돌다리가 비교적 높게 쌓아져 있고,
그 입구에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노력으로 이 돌다리가 쌓여졌는지 그 한(?)이 적혀 있다.
마을의 어로활동을 위해 공동으로 작업하고 공동으로 분배하는 전통이 녹아 있는 곳이다.


동복해안도로가 끝나면 다시 일주도로와 만난다.
지금의 일주도로는 김녕리 마을 외곽을 달리지만, 예전 길로 접어드는 도로 입구에서는 서김녕리 포구가 보인다.
포구 앞에는 넓은 백사장이 펼쳐져 있고, 그 백사장을 배경으로 나무 두 그루가 서 있는 둥그런 돌담이 있다.
바로 '서문하르방당'이다.
척박한 자연환경을 이겨 내며 살아가는 섬 주민들의 마음의 안식처인 민간신앙 '당'은 아직도 곳곳에 남아 있다.


김녕리 마을 동쪽 끝에는 김녕해수욕장이 있다.
여름이 되면 조용하게 해수욕을 즐기려는 피서객들이 찾는 곳이다.
주위에 김녕사굴과 만장굴, 미로공원 등이 있어 지금도 관광을 하다 잠시 들러가는 사람들이 많은 곳이다.
해수욕장을 지나면 다시 해안도로가 이어진다.
개설된지 얼마 되지 않은 이 해안도로는 행원까지 이어진다.
해안도로를 따라 조금 가면 황근자생지 보호구역이라는 팻말이 보인다.
예전에는 섬의 일부 제한된 지역에서만 발견되던 항근이 이제는 보호구역이 많아졌다.
좀 더 보호하고 복원하여 많은 곳에서 노란 꽃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곳 해안은 여러 종의 또 다른 보호식물들도 자라고 있는 귀중한 자연자원이다.


[월정리포구 배롱개]
이 포구는 바다쪽에서 부터 배롱개, 새물개, 몰물개의 세 칸살로 되어 있었다고 한다.


이 곳 김녕에서 행원으로 이어지는 지역은 해안사구가 잘 발달된 곳이다.
사구가 해안가뿐만 아니라 내륙에 까지 뻗어 있는 곳이다.
일주도로 주위의 밭에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사구는 특히 해안가 여기저기 백사장을 만들어 놓았다.

월정리 마을 앞 드넓은 모살(모래)로 이루어진 해변을 '한모살'이라 한다. 그 옆에는 '중샘잇개'라는 원이 있다.
"제주도 포구연구(고광민)"


이 곳 해안의 백사장들은 가족단위로 조용히 보내려는 피서객들에게 널리 알려져 많이 찾는 곳이 되었다.
어느 계절에 나가 보아도 제주 바다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고, 화산활동으로 생긴 여러 지질현상을 볼 수 있는 곳이다.
따뜻한 봄 햇살 아래 추억을 가지고 가려는 관광객들도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어른들의 추억은 사진에 남겨지고, 아이들의 추억은 손끝에 묻어 지워지지 않을 것이다.


[행원리 아친개]
돌담을 축조해 놓고 밀물따라 몰려든 고기 떼들이 썰물이 나면 그 안에 갇혀 쉬 잡을 수 있게 마련해 둔 곳을 원 또는 개라 한다.
돌로 만든 그물이라 할 만하다. 조천, 구좌, 성산지방에서는 개라하고 그외 지역에서는 원이라 한다.
개라는 말은 해안가에서 살짝 만을 이루는 곳을 두고 이르는 말이다. 그 개에 고기를 잡을 요량으로 둘러쌓은 담을 '갯담(원담)'이라 한다.
원은 돌담의 뜻을 갖는 '원(垣)'에서 비롯되었다.
돌그물 원은 제주도에서만 존재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제주도 원이 한반도의 것들과 확연히 다른 점이 있다.
한반도의 것은 철저히 개인 소유였으나 제주도의 원은 마을 어로 집단 공동 소유였다.
"제주도의 생산기술과 민속"(고광민)


행원에는 풍력발전단지가 조성되어 있다.
제주도의 많은 바람을 이용하여 전력을 생산하는 청정에너지 발전시설이다.
자연환경을 인위적인 파괴없이 이용하여 청정한 에너지를 얻을 수 있고,
또한 관광객들에게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하는 시설이 성공하기를 빌며, 풍력발전기 밑을 지나 가는데,
날개가 돌아가며 내뿜는 바람소리에 섬뜻한 느낌이 몸을 타고 흐른다.


행원리 환해장성은 행원 풍력발전단지 앞에서 한동리 해안 사이의 바닷가에 군데군데 나누어 남아 있고,
경찰초소는 환해장성을 방패 삼아 해안을 지키고 있다.


하루가 조용히 끝나려는 시간에,
석양를 받으며 혼자 낚시대를 드리운 어부의 모습이 이채롭다.


제주도여행

제주도 이곳 저곳을 발길 닿는대로 걸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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