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벽
천지가 혼합이었던 시절, 하늘과 땅은 구분이 되지 않아 한 덩어리로 사방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갑자(甲子)년 갑자월 갑자일 갑자시, 하늘과 땅 사이에 시루떡같이 금이 생기기 시작했다.
개벽하니 하늘이 먼저 열리고, 땅이 열리고, 인간 세상이 열려 왔다.
새날이 시작되자 하늘에는 파란 이슬, 땅에는 까만 이슬, 그 사이에는 황색 이슬이 생겨 한 곳으로 흘러내렸다. 동쪽 하늘에는 파란 구름, 서쪽 하늘에는 하얀 구름, 남쪽 하늘에는 빨간 구름, 북쪽 하늘에는 검은 구름, 가운데에는 누런 구름이 뜨고, 흘러 내린 물은 바다가 되었다.
동쪽 하늘이 열리며 샛별과 삼태성이 나타났다. 서쪽 하늘에 태백성, 중앙에는 은하수에 직녀성과 견우성이 뜨고, 남쪽에는 노인성, 북쪽에는 북두칠성이 떠올랐다.
하늘에는 해도 둘, 달도 둘이 떠, 만민백성들이 낮에는 뜨거워서 말라 죽고 밤에는 얼어 죽어 인적이 점점 뜸해졌다.
천지왕이 영을 내려 대별왕과 소별왕이 천근이 나가는 활에 백근짜리 살(화살)을 메우고, 앞에 오는 해는 살려두고 뒤에 오는 해는 쏘아 바다로 떨어뜨렸다. 또 앞에 오는 달은 놔두고, 뒤에 오는 달을 쏘아 서해바다로 떨어뜨렸다.
이때부터 낮에는 해가 하나, 밤에는 달이 하나만 남아 백성들이 살아갈 수 있게 되었다.
완성된 세상은 하늘의 주위가 구천 구만 길이요, 땅의 주위는 팔천 팔백만 방리, 물의 주위는 이천 이백만 방리였다.
하늘이 생기고, 땅이 생긴 후 인간세상이 생겨났다. 물과 나라도 생기고, 신들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인간세계의 나라 수는 팔만 국이었다. 사해 밖에는 열 세 나라가 있고, 사해 안에는 열 두 나라가 있는데 우리나라 주변에는 삼국이라 강남천자국, 일본주년국, 남방의 남방국이 있었다.
산은 곤륜과 같고 물은 황해수, 나라는 남만(南蠻)국도 아니고 북적(北狄)국도 아니라 모라(毛羅, 제주도의 옛 이름)국이 됐다. 우리나라 천하 해동 조선의 남해 절해고도 사백리 밖에 탐라(耽羅, 제주도의 옛 이름)국이 생겼다.
물은 보니 황해수요, 산은 영주(瀛洲, 제주도의 옛 이름) 한라산이었다. 숱한 오름들 삼백육십 여 개와 아흔아홉 골짜기가 생겨났는데 한 골이 부족하여 곰도 범도 못 나오는 섬이 됐다.
산천의 영기를 받아 모흥골(毛興穴, 삼성혈)에서 을축 삼월 열 사흗날 자시(子時)에 고을나가, 축시에 양을나, 인시에 부을나가 솟아났다.
고씨가 왕으로 등국할 때 땅을 갈라 일도(一徒) 성안은 고씨, 이도(二徒) 산방(山房)은 양씨, 삼도(三徒) 토산(兎山)땅은 부씨가 차지하고, 도성에는 광양당, 산방리에는 옥녀당, 광정당, 토산리에는 토산당이 생겨서 섬사람들이 신들을 섬겼다.
하늘에는 가장 높은 신인 천지왕 옥황상제가 좌정하고, 그 아래 땅 차지는 지부(地府)대왕, 산 차지는 산신대왕, 물 차지는 동해용왕이었다.
절은 석불님이 차지하고 인간세상은 명진국 할머니와 총명부인, 총명부인의 아들인 대별왕과 소별왕이 차지했다.
또 천하 임정국 대감, 지하 김정국 부인, 녹아단풍 자지명왕 아기씨는 무조신(巫祖神)으로 자리잡았다.
죽은 인간의 목숨을 차지한 신은 열 명의 시왕(十王)이다.
첫 번째는 진광(秦廣)대왕으로 도산(刀山)지옥을 다스리고, 둘째 초강(初江)대왕은 화탕(火湯)지옥, 세 번째 송제(宋帝)대왕은 한빙(寒氷)지옥, 네 번째 오관(五官)대왕은 검수(劍樹)지옥, 다섯 번째 염라(閻羅)대왕은 발설(拔舌)지옥, 여섯 번째 변성(變成)대왕은 독사(毒蛇)지옥, 일곱 번째 태산(泰山)대왕은 거해(鋸骸)지옥, 여덟 번째 평등(平等)대왕은 철상(鐵床)지옥, 아홉 번째 도시(都市)대왕은 풍도(風塗)지옥, 열 번째 전륜(轉輪)대왕은 흑암(黑暗)지옥을 다스렸다.
그 밑으로 중생을 인도하는 어진 신 지장대왕, 생명의 탄생을 좌우하는 생불(生佛)대왕, 옳은 자와 그른 자를 가리는 좌두(左頭)대왕, 우두(右頭)대왕, 동자판관, 하늘의 심부름꾼인 천황차사 일직사자, 땅의 심부름꾼인 지황차사, 월직사자, 인간세계의 인황차사, 금부도사, 저승차사, 이원사자, 이승차사, 강림사자, 용왕국의 용궁사자, 농경인인 상세경, 중세경, 하세경 등 일만 팔천여의 신들이 생겨났다.
-- 신들의 고향 (고대경) --
천지가 혼합이었던 시절, 하늘과 땅은 구분이 되지 않아 한 덩어리로 사방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갑자(甲子)년 갑자월 갑자일 갑자시, 하늘과 땅 사이에 시루떡같이 금이 생기기 시작했다.
개벽하니 하늘이 먼저 열리고, 땅이 열리고, 인간 세상이 열려 왔다.
새날이 시작되자 하늘에는 파란 이슬, 땅에는 까만 이슬, 그 사이에는 황색 이슬이 생겨 한 곳으로 흘러내렸다. 동쪽 하늘에는 파란 구름, 서쪽 하늘에는 하얀 구름, 남쪽 하늘에는 빨간 구름, 북쪽 하늘에는 검은 구름, 가운데에는 누런 구름이 뜨고, 흘러 내린 물은 바다가 되었다.
동쪽 하늘이 열리며 샛별과 삼태성이 나타났다. 서쪽 하늘에 태백성, 중앙에는 은하수에 직녀성과 견우성이 뜨고, 남쪽에는 노인성, 북쪽에는 북두칠성이 떠올랐다.
하늘에는 해도 둘, 달도 둘이 떠, 만민백성들이 낮에는 뜨거워서 말라 죽고 밤에는 얼어 죽어 인적이 점점 뜸해졌다.
천지왕이 영을 내려 대별왕과 소별왕이 천근이 나가는 활에 백근짜리 살(화살)을 메우고, 앞에 오는 해는 살려두고 뒤에 오는 해는 쏘아 바다로 떨어뜨렸다. 또 앞에 오는 달은 놔두고, 뒤에 오는 달을 쏘아 서해바다로 떨어뜨렸다.
이때부터 낮에는 해가 하나, 밤에는 달이 하나만 남아 백성들이 살아갈 수 있게 되었다.
완성된 세상은 하늘의 주위가 구천 구만 길이요, 땅의 주위는 팔천 팔백만 방리, 물의 주위는 이천 이백만 방리였다.
하늘이 생기고, 땅이 생긴 후 인간세상이 생겨났다. 물과 나라도 생기고, 신들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인간세계의 나라 수는 팔만 국이었다. 사해 밖에는 열 세 나라가 있고, 사해 안에는 열 두 나라가 있는데 우리나라 주변에는 삼국이라 강남천자국, 일본주년국, 남방의 남방국이 있었다.
산은 곤륜과 같고 물은 황해수, 나라는 남만(南蠻)국도 아니고 북적(北狄)국도 아니라 모라(毛羅, 제주도의 옛 이름)국이 됐다. 우리나라 천하 해동 조선의 남해 절해고도 사백리 밖에 탐라(耽羅, 제주도의 옛 이름)국이 생겼다.
물은 보니 황해수요, 산은 영주(瀛洲, 제주도의 옛 이름) 한라산이었다. 숱한 오름들 삼백육십 여 개와 아흔아홉 골짜기가 생겨났는데 한 골이 부족하여 곰도 범도 못 나오는 섬이 됐다.
산천의 영기를 받아 모흥골(毛興穴, 삼성혈)에서 을축 삼월 열 사흗날 자시(子時)에 고을나가, 축시에 양을나, 인시에 부을나가 솟아났다.
고씨가 왕으로 등국할 때 땅을 갈라 일도(一徒) 성안은 고씨, 이도(二徒) 산방(山房)은 양씨, 삼도(三徒) 토산(兎山)땅은 부씨가 차지하고, 도성에는 광양당, 산방리에는 옥녀당, 광정당, 토산리에는 토산당이 생겨서 섬사람들이 신들을 섬겼다.
하늘에는 가장 높은 신인 천지왕 옥황상제가 좌정하고, 그 아래 땅 차지는 지부(地府)대왕, 산 차지는 산신대왕, 물 차지는 동해용왕이었다.
절은 석불님이 차지하고 인간세상은 명진국 할머니와 총명부인, 총명부인의 아들인 대별왕과 소별왕이 차지했다.
또 천하 임정국 대감, 지하 김정국 부인, 녹아단풍 자지명왕 아기씨는 무조신(巫祖神)으로 자리잡았다.
죽은 인간의 목숨을 차지한 신은 열 명의 시왕(十王)이다.
첫 번째는 진광(秦廣)대왕으로 도산(刀山)지옥을 다스리고, 둘째 초강(初江)대왕은 화탕(火湯)지옥, 세 번째 송제(宋帝)대왕은 한빙(寒氷)지옥, 네 번째 오관(五官)대왕은 검수(劍樹)지옥, 다섯 번째 염라(閻羅)대왕은 발설(拔舌)지옥, 여섯 번째 변성(變成)대왕은 독사(毒蛇)지옥, 일곱 번째 태산(泰山)대왕은 거해(鋸骸)지옥, 여덟 번째 평등(平等)대왕은 철상(鐵床)지옥, 아홉 번째 도시(都市)대왕은 풍도(風塗)지옥, 열 번째 전륜(轉輪)대왕은 흑암(黑暗)지옥을 다스렸다.
그 밑으로 중생을 인도하는 어진 신 지장대왕, 생명의 탄생을 좌우하는 생불(生佛)대왕, 옳은 자와 그른 자를 가리는 좌두(左頭)대왕, 우두(右頭)대왕, 동자판관, 하늘의 심부름꾼인 천황차사 일직사자, 땅의 심부름꾼인 지황차사, 월직사자, 인간세계의 인황차사, 금부도사, 저승차사, 이원사자, 이승차사, 강림사자, 용왕국의 용궁사자, 농경인인 상세경, 중세경, 하세경 등 일만 팔천여의 신들이 생겨났다.
-- 신들의 고향 (고대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