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화로(1135)의 광평교차로에서 산록남로(1115)를 따라 동쪽으로 가면 핀크스골프장이 나오고 과속단속카메라 바로 옆으로 상천리 마을로 향하는 좁은 길이 있다.
골른오름은 안덕면 상천리 마을 서쪽에 두 개의 오름이 나란히 자락을 맞대고 서 있는 오름이다. 두 오름이 나란히 서 있어서 한자로 병악(竝岳)이라고 부른다. 병(竝)은 쌍둥이 또는 형제를 뜻하는 제주어 ‘골래기’ 또는 ‘골른’을 한자어로 바꾼 것이다. 골른오름이란 쌍둥이 오름이란 뜻이다. 큰 오름(대병악)의 키가 492m, 작은 오름(소병악)의 키는 473m다, 큰 오름은 따로 여진(얹은)머리오름이라고 부르기도 하고 작은 오름은 족은오름이라고도 부른다.
[큰병악]
큰 병악을 따로 여진(얹은)머리오름이라고 부르는 것은, 꼭대기 언저리에 뭉툭하게 튀어나온 것이 마치 여자의 얹은머리 모양으로 보인다고 하여 붙은 것이다. 큰 오름의 분화구는 북쪽으로 다소 깊숙하게 패어 있는 말굽형 화구를 이루고 있고, 족은 오름의 분화구는 서쪽으로 느슨한 말굽형 화구를 가지고 있다.
나란히 있는 형제 오름이지만 서로 다른 방향의 분화구를 가지고 있다. 큰 병악은 서쪽 사면 일부에 삼나무가 조림되어 있고, 작은 병악은 남쪽 사면 일부에 삼나무 조림지가 있으며 그 이외 지역은 낙엽수가 우세한 자연림의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다.
[작은병악]
예전에는 작은병악 앞 목장 옆으로 길이 있어 작은병악을 먼저 오르고 큰병악을 거쳐서 내려오곤 했는데, 작은병악 앞 출입구가 목장 울타리로 막히고 길이 안 보인다. 울타리를 넘어서 갈 수도 있겠지만 괜히 주인 눈에 들까봐 방향을 바꾸었다. 큰병악을 먼저 오르기로 했다. 큰병악 탐방로는 병악로를 따라 조금 더 가면 오른쪽 목장 사이로 시멘트길이 있고, 그 길로 들어가면 만날 수 있다.



큰병악을 오르는 길은 나무 데크로 계단이 잘 만들어져 있어 힘들지 않게 오를 수 있다. 탐방로 입구의 삼나무 숲을 지나면 잎을 떨군 낙엽수 사이로 파란하늘이 들어오고, 구불구불 오르다보면 어느새 정상이다.


큰병악 정상에서 바라본 풍광은 아름답다. 제주도 남서부지역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특히 큰병악 앞에서부터 산방산까지 펼쳐진 곶자왈은 무척 아름답다. 말굽형화구에서 벗어나온 숲이 멀리 산방산까지 죽 이어지고 그 뒤로 펼쳐진 파란 바다와 하늘은 그 경계가 어딘지 궁금하게 만든다.
이곳의 곶자왈은 대부분 낙엽수가 주종을 이루어 잎이 떨어진 겨울철에는 다소 밋밋한 느낌도 있지만 큰병악에서 보이는 드넓은 숲은 쉽게 볼 수 있는 풍경은 아니다.

[큰병악 굼부리]

[큰병악에서 보이는 작은병악과 한라산 풍경]

큰병악의 정상을 뒤로하고 족은병악으로 발길을 돌린다. 정상에서 작은병악 방향으로 난 탐방로를 따라 가면 나무데크는 끝나고 밧줄을 매단 길이 이어진다. 분화구 언저리를 따라 만들어진 길은 다소 경사가 있어 미끄럽다. 특히 비가 온 다음에는 조심해서 내려가야 한다. 큰병악을 내려오면 송전탑 옆으로 작은병악과 이어지는 길이 있다.



작은병악을 오르는 길은 분화구의 남쪽 능선을 따라 만들어져 있다. 경사는 다소 있지만 나무 데크로 계단이 놓여 있고 그리 길지는 않아 큰 힘을 들이지 않고 오를 수 있다. 작은병악은 말굽형 화구로 이루어진 쌍둥이 오름인 병악(골른오름)의 두 봉우리 중에서 표고가 낮은 오름을 말한다. 서향으로 느슨한 말굽형 화구를 갖고 있는데, 화구 앞쪽의 기슭자락으로 암설류의 작은 언덕들이 산재해 있다. 남쪽 사면 일부에 삼나무가 조림되어 있고 그 외의 지역은 자연림의 울창한 숲을 이룬다.


족은병악의 정상에 오르면 한라산과 그 자락의 오름들, 그리고 제주도 서쪽과 남쪽 지역의 중산간 풍경을 두루 볼 수 있다. 산불방지기간인 2월부터는 산불감시원이 상주하고 있다.
족은병악 정상에서 올라온 길을 따라 다시 내려가기로 한다. 큰병악과 작은병악 사이의 송전탑 옆으로 난 억새길을 따라 큰병악 사이를 남쪽으로 가면 큰병악 입구와 만난다. 작은병악의 정상에서 동남쪽이나 북쪽으로 내려갈 수도 있지만, 하나는 목장으로 막혀있고, 하나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겨 겨울철을 제외하고는 잡목으로 인해 길을 찾기가 어렵다.


[작은병악 북쪽 능선길에서 보이는 큰병악]
나무의 잎들이 떨어진 겨울에는 북쪽의 분화구 능선을 따라 나 있는 길로 오르내릴 수 있다. 큰병악에서 내려 북쪽의 송전탑 앞으로 나 있는 길로 접어들면 능선을 따라 정상으로 오를 수 있고 정상을 거쳐 남쪽 능선으로 내려가면 된다.

[큰병악 굼부리]
소재지 : 안덕면 상창리 산2-1번지 일대
큰오름 : 표고: 492m 비고: 132m 둘레: 2,313m 면적: 301,657㎡ 저경: 731m
족은오름 : 표고: 473m 비고: 93m 둘레: 1,848m 면적: 178,836㎡ 저경: 603m
[곶자왈]
제주도 땅속 깊은 곳의 암석이 높은 지열에 녹아 반 액체 상태로 된 암석 물질인 마그마는 제주의 오름을 잉태하였고 오름은 또 ‘곶자왈’을 만들었다. ‘곶자왈’이란 화산이 분출할 때 끈적끈적한 성질이 높은 용암이 뿜어 나오며 크고 작은 바위덩어리로 쪼개지면서 오목 볼록한 지형을 이루며 쌓여 생긴 숲이다.
이런 ‘곶자왈’은 지하수를 많이 품고 있음은 물론, 보온과 보습효과를 가지고 있어 따뜻한 지방에나 살 수 있는 식물들의 북쪽 한계지점과 추운지방에나 살 수 있는 식물들의 남쪽 한계지점을 만들었고 남방한계 식물과 북방한계 식물들이 서로 함께 자라는 세계 유일의 독특한 숲이다. 제주도의 동부와 서부, 북부지역에 ‘곶자왈'이라 불리는 지대가 넓게 분포하고 있다.
안덕면 상창리에서 부터 사계리의 산방산에 이르는 지역에는 병악곶자왈이 있다. 작은병악 오름에서 흘러나온 곶자왈용암이 서쪽으로 흐르다가 큰병악 오름 앞에서 유로를 갑자기 남서방향으로 틀며 급하게 흘러 깊은 골짜기를 이룬다. 병악곶자왈용암류는 해발 492m인 병악에서 시작되어 화순리 방향으로 총 9㎞에 걸쳐 분포하고 있다. 이 곶자왈용암류는 평균 1.5㎞의 폭으로 산방산 근처의 해안지역까지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