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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의 마지막 일요일 아침은 잔뜩 지프린 날씨로 다가왔다.
날씨야 어떻든 오름오르는 즐거움을 포기할 수는 없는 일이 아닌가.
어승생을 지나 서부산업도로(평화로)를 잇는 산록도로를 달렸다.
한참을 가다 서부산업도로 못 미처 도로 남쪽으로 커다란 바위에 '소길공동목장'이라고 새겨져 있는 곳이 있다.
대부분의 마을공동목장 입구는 항상 철문이 달려있고, 외부인의 출입을 막으려고 자물통이 걸려있지만,
이 목장입구에는 자물통 대신 끈으로 묶어 있고, 출입을 할 때는 문을 잘 닫으라는 안내문이 있다. 우리 같이 오름을 오르는 사람에게는 고마운 일이다.
입구를 지나 시멘트포장도로를 타고 남쪽으로 들어가면 그 끝나는 곳에 공동묘지가 있다.
그 곳에는 벌써 여러 대의 차가 세워져 있는 것으로 봐서, 우리보다 먼저 오름을 오른 사람들이 있는 것 같다.
묘지를 지나 오름 서쪽 소나무 숲으로 들어섰다.
오름의 서쪽 능선으로 올라 남쪽으로 산등성이를 돌아 북쪽 정상봉으로 가는 것이 오늘의 일정이다.
큰오름을 오른 뒤에 작은오름도 오르기로 했다.
노꼬메는 큰오름과 작은오름이 나란히 있는 오름이다.
형제처럼 나란히 있는데서 형제산이라는 별칭도 같고 있다.
큰오름이 표고가 834미터에 비고 234미터, 작은오름이 표고 774미터에 비고가 124미터이다.
큰오름은 비고가 200미터 이상되는 몇 안되는 높은 오름인 것이다.
소나무 숲을 지나며 문득 소나무 숲에서 삼림욕을 하는 것이 가장 효과가 좋다는 얘기를 들은 것이 생각나 깊은숨을 한번 더 들이쉰다,
비목나무들이 잎을 노랗게 물들이고 우리를 반기고, 숲 속을 지나는 바람소리가 마치 파도 소리 마냥 귓가를 스친다.
소나무 숲을 벗어나 능선을 오르니 잎을 모두 떨궈버린 낙엽수림지대가 펼쳐진다.
북서쪽으로 벌어진 굼부리에서 산등성이까지 낙엽수의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고, 숲 아래는 조릿대가 무성하게 자라고 있어 나그네의 발길을 더디게 하고 있다.
울창한 숲과 떨어진 낙엽들, 낙엽을 밟는 소리와 조릿대를 스치는 소리, 이 모든 풍광이 우리를 한라산 중턱에 올려놓은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
서쪽 정상에 올라 숲이 끝나는 곳에서 가쁜 숨을 몰아쉬니 구름에 쌓인 한라산과 주위의 오름들이 한 눈에 들어온다.
멀리서도 뚜렷이 보이는 철탑이 꽂힌 삼형제오름을 시작으로, 붉은오름, 노로오름, 한대오름이 이어져 있다.
구름이 잔뜩 끼어 선명하지는 않지만 사이사이 부악도 머리를 내민다.
날씨가 조금만 좋았으면 하는 회원들의 바램을 뒤로하고, 억새숲을 뚫고 북쪽 정상을 향해 걸음을 옮긴다.
등성이를 올라서니 북쪽 사면과는 달리 남쪽 사면은 온통 억새밭이다.
등성이를 중심으로 남쪽은 억새, 북쪽으로는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다.
등성마루는 비교적 평평한 가운데 남북 양쪽이 도드라져 봉곳한 두 봉우리를 이루며 그 북쪽 봉우리가 정상이다.
서사면은 움푹 팬 굼부리가 서향으로 벌어져 내리다 중턱에서부터는 벌린 방향이 북서향으로 바뀐다.
이 말굽형화구의 기슭 주변에는 완만한 기복의 구릉지대가 형성된 가운데 이류구(泥流丘)가 산재한 것을 볼 수 있다.
정상에 자리 잡아 잠시 쉬는 동안에도 주위의 풍경에 한시라도 눈을 땔 수가 없다.
역시 오름 정상에서 보는 제주의 풍경은 무어라고 말로 표현할 수 없이 모든 사람의 눈을 붙잡는다.
주위를 돌아보며 카메라의 셔터를 열심히 눌러댔다. 처음 오름을 오르기 시작할 때는 아름다운 오름 풍경을 홈페이지에 올리기 위해 사진을 찍었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사진을 찍는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님을 느낀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족은오름을 가기위해 자리를 털고 일어 섰다.
정상에서 동쪽을 향해 숲속으로 들어섰다.
처음에는 길이 난 듯 보였으나 앞으로 갈수록 길은 사라지고 수북히 쌓인 낙엽들만 우리를 반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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