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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1.10 16:57

한라산을 오르며

조회 수 3554 추천 수 187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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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겨울 날씨는 변덕이 심한 것 같다.
토요일인 어제는 날씨가 흐려 오늘의 산행을 걱정했는데
아침에 일어나보니 하늘은 거짓말처럼 개어 있었다.
근래에 보기드문 그런 화창한 날씨였다.
1월의 첫 일요일을 한라산 정상에서 보낼 수 있다는 기대감에 그 동안 쌓였던 피로가 다 풀린다.
어제(토요일) 저녁에는 애들 다 데리고 가려고
옷이랑 간식이랑 준비를 다 해 두고
일요일 아침 7시에 산천단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깨어보니 7시가 넘어있었다.
애들과 같이 가는 것을 포기하고 혼자 출발하여
집결장소인 산천단에 도착하니7시30분이 넘어 있었다.
그때까지도 회원들이 기다리고 있어주어서 고맙기 그지 없었다.
그렇게해서 성판악에 도착한 시간이 8시
그때부터 시작된 산행이 9시간만인 오후 5시15분 관음사에 도착하는 것으로 끝이 났다.
산행을 시작하면서 떠오르는 생각은 오늘은 날씨가 좋아서
그 동안 보지못했던 오름들을 볼 수 있겠구나하는 기대감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낙엽활엽수림에 가려 평소에는 보이지 않던 성널오름, 사라오름, 돌오름, 흙붉은오름 등
성판악 등산코스 옆에 위치한 오름들이 가지만 남은 나무 사이로 뚜렷하게 보인다.
성널오름의 그 웅장한 산체와
바위를 산 한가운데 떡하니 올려놓은 것 같은 돌오름
돌오름을 양팔로 감싸듯이 그 앞에 놓여있는 흙붉은오름의 모습
지난 산행에서는 안개속의 두 오름을 보는 것으로 만족했는데
정상에 오르는 것을 뒤로 미루고 돌오름과 흙붉은오름으로 향하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며
사라오름 대피소 앞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다.
돌오름과 흙붉은오름은 웬만해선 가기가 어려운 오름이다
길도 나 있지 않거니와, 겨울이 아니면 오름이 보이지 않아 찾기가 어렵다.
진달래밭 대피소에서 점심을 컵라면과 다른 회원이 가져온 김밥 한 줄로 때우고
무거운(?) 몸을 이끌고 동릉을 향하여 숲속 길로 들어섰다.
점심을 먹어 무거워진 몸 탓일까 지금까지 온 거리보다 더 힘들 게 느껴진다.
숲이 끝나는 곳에 놓여있는 쉼터에 도착한 나는
발 밑에 펼쳐지는 제주섬 동쪽의 오름 풍경에 한동안 넋을 잃었다.
바로 앞에 보이는 사라오름과
그 뒤에 큰 몸집으로 버티고 있는 성널오름에 이어서
성판악휴게소 앞에 있는 물오름
왼쪽으로 보이는 흙붉은오름, 돌오름, 물장오리, 불칸장오리, 테역장오리
멀리 아득히 보이는 성산과 우도, 지미봉
비록 멀어서 가물가물 보이지만
한라산을 중심으로 제주섬 동쪽의 오름들을 한 눈에 바라보는
그 정취는 그동안 움츠렸던 마음이 다 사그러지는 상쾌한 기분이었다.
동남쪽에는 구름이 잔뜩 끼긴 했지만
오름의 풍경을 뒤로하고 동릉을 향해 발걸을을 재촉한다.
이제까지는 불지 않던 바람이 정상에 가까이 갈수록 거세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오른 정상에서는 부악의 트여있는 서쪽 골 넘어 오름들이
보이고,
백록담의 커다란 분화구 안에는 얼음이 언 위로 쌓여있는 눈이 내 눈을 사로잡는다.
동릉 정상에서 잠시 사방을 둘러보며 경치에 감탄하고 날씨에 고마움을 느끼고 있는데
이제 그만 내려가야 한단다.
아쉬움을 뒤로한채 정상 동릉에서 방향을 바꿔 관음사 등산로로 접어들었다.
관음사로 내려오는 길목에는
또 다른 경치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돌오름과 돌오름을 감싸안은 흙붉은오름이 눈 앞에 서 있었고,
왕관능 위를 지나 용진각을 향하는 길목에 펼쳐지는 병풍바위
계곡에서 보이는 왕관능과 그 위의 삼각봉,
삼각봉을 지나 관음사까지 지루한 두시간을 제외하고는
그렇게 화창한 1월의 첫 일요일을 눈과 오름과 한라산과 함께 보냈다

2002년 1월 6일 일요일 ...... 오름나들이

동릉에서 보이는 한라산 자락의 오름들...
왼쪽 앞에 흰눈이 쌓인 흙붉은오름과 그 앞의 돌오름, 오른쪽 앞의 분화구에
눈이 쌓인 사라오름과 그 앞의 커다란 성널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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