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조회 수 3685 추천 수 11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수정 삭제


한라산 정상 등반을 통제한 이후로 등반객이 많이 줄었다고 한다.
아니나 다를까
지난 1월 부악(한라산 정상)을 오를때의 성판악휴게소는 차를 세울 곳이 없을 정도로 사람들이 가득했는데 정상 등반이 통제되는 지금의 성판악휴게소는 텅 비어있다.
눈이 없는 성판악 등반로를 걸어 보았던 때가 언제였는지 정상이 통제되기 전에는 영실이나 어리목을 통해 등산을 했지만 윗세오름을 통한 정상 등반이 금지된 이후로 성판악을 통해 정상을 오르는 등반객이 많았었다.
그나마 동절기에만 정상 등반이 허용되는 지금의 성판악은 겨울철을 빼고는 사람들이 별로 찾지 않는것 같다
오늘의 목표는 사라오름과 성널오름이다
잘 정비된 등산로를 따라 본격적으로 산행이 시작되었다.
한라산 자락에 있는 두 곳의 오름을 오늘 하루에 모두 오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걸음을 옮긴다.
3월말이면 해변가에는 벚꽃, 유채꽃, 개나리 등 봄꽃이 만발하지만 이 곳의 나무는 아직도 봄옷을 입지 못하고 있었다.
한참을 오르는데 길옆에 하얀 꽃이 피어 있었다.
새끼노루귀 꽃이다.
봄을 알리는 가장 먼저 피는 꽃.
잎이 노루의 귀와 닮았다 해서 노루귀라 했던가?
자그마한 몸매에 하얀 꽃잎을 머금은 앙증맞은 꽃이다.
나무는 아직 잎을 내달지 않았지만 봄은 이 곳 한라산에도 와 있는 것이다.
산을 오를 때는 30분 걸고 5분은 쉬어야 한다는 선배님의 말에 따라 우리 일행은 천천히 한라산의 맑은 공기를 마시며 그렇게 산행을 하고 있었다.
성판악 등산로를 따라 정상까지는 약9.6km가 된다.
그 거리의 절반 조금 넘어 사라오름이 있다.
걸어서 두시간 정도, 등산로에 눈은 하나도 없지만 지난번 비에 정상에는 아직 눈이 있었다.
사라대피소 못미쳐 사라약수가 있다.
예전에 왔을 때에는 파이프를 통해 물도 나오고 밑에는 연못을 만들어 놓아 지친 몸을 잠시 쉬는 나그네의 좋은 벗이 되었는데 지금은 물도 안나오고, 연못의 물도 말라 버렸다.
'사라약수터'라는 표지판도 때어져 나뒹굴고 있었다.
사라오름의 물이 말라버려서 약수물도 끊긴 것인지 아니면 겨울이라 물이 얼어서 안 나오는 것인지는 알 수가 없었다.
사라대피소를 조금 지나 출입금지라는 커다란 현수막을 넘어 왼쪽 숲비탈로 들어선다.
이 길이 사라오름의 북서사면으로 오르는 길이다
행여 관리사무소 직원이 볼까 부지런히 오르다보니 어느새 작은 나무 사이로 하늘이 보인다.
물은 과연 얼마나 고여 있을까하는 설래임을 안고 들어선 화구호.
호수는 지난 비에도 불구하고 분화구의 반을 채우지 못하고 있었다.
깊지 않은 바닥에 붙어 있는 물은 얼어 있었고,
물이 없는 곳에는 송이와 잔디가 덮고 있었다.
물이 많지 않아 조금은 아쉬웠지만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가지고간 음식을 펴놓고 둘러않아 요기를 한다.
산에 올라 먹는 음식은 그 어떤 산해진미보다 맛있고 항상 진수성찬이다.
따뜻한 커피까지 한 잔 마시고 몸을 녹인 다음 호수의 남쪽을 따라 동쪽으로 향했다.
오름 너머로 눈쌓인 한라산 부악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얼음이 언 호수 넘어 눈 쌓인 한라산은 보는 이의 발을 잡고 놓아주지 않는다.
보는 것은 눈이지만 잡힌 것은 발이다.
다시는 보지 못할 것 같은 기분으로 열심히 카메라를 누르고 있는데 뒤에 오는 일행들이 한 곳에 모여 무엇인가를 보고 있었다.
왜 그런가하고 물었더니
'경칩에 겨울잠이 깨어 땅속에서 나온 개구리가 지난 꽃샘추위로 얼어 죽어있다'는 것이다.

한라산 고지대의 백록담 동록, 성판악 등반코스 남측 산정화구호를 갖고 있는 오름,
'사라오름'은 표고가 해발 1324.7m, 비고가 150m인 오름이다.
호수 둘레가 약250m에 화구륜은 약1.2km, 깊지 않은 접시모양의 호수를 가지고 있다.
호수의 북쪽에서는 오름 넘어 한라산 부악이 보이고, 동쪽에서는 오름 넘어 흙붉은오름이 보인다.
제주도 제일의 명당이라하여 꽤 높은 지대임에도 숲속 곳곳에 무덤이 보인다.
'사라'가 무슨 말인지는 모른다고 한다.
호수를 벗어나 오름의 동쪽 기슭으로 올랐다.
한라산 동부 능선을 타고 발 아래에 논고악, 동수악, 보리악 등 한라산자락 동쪽의 오름들이 눈에 들어오고 왼쪽으로 커다란 산체를 자랑하는 성널오름이 보인다.
아직 잎이 나지 않아 검은색을 띄고 있는 능선에는 나무는 없고 제주조릿대가 무성하여 파란색을 띄고 있는 곳이 있어 또 다른 풍경을 보여주고 있다
사라오름의 동사면은 온통 조릿대의 밭이었다.
성널오름 서쪽 능선을 목표로 정하고 사라오름 동능을 하산하기 시작했다.
조릿대의 밭을 지나, 낙엽수림 계곡을 건너 표고밭 터를 지나서 적송지대를 지나니 성널오름의 서쪽 기슭에 닿는다.
밑에서 올려다 보는 오름의 산체는 멀리서 보는 것보다 더 웅장하였다.
'성널오름'이란 산중턱에 암벽이 널(板) 모양으로 둘러 있는 것이 마치 성벽처럼 보인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논고오름에서 보면 그 암벽이 뚜렷하게 보인다.
한라산 동쪽에 있는 오름 중에서 가장 산체가 큰 오름으로 표고가 1215.2m, 비고가 165m인 오름이다.
사방에 크고 작은 골짜기가 패어 있고 전 사면이 울창한 숲으로 덮여 있다.
잠시 숨을 몰아 쉬고 오름을 오르기 시작했다.
낙엽수림으로 덮혀 있는 오름의 능선에는 온통 박새 천지다.
겨울에는 잎이 말랐다가 봄이되면 잎이 나는 박새는 백합과 식물로 여러해살이 풀이다
쉬엄쉬엄 오른 오름의 정상에서 남은 음식으로 요기를 하고 성널폭포를 찾아 길을 나섰다.
오름의 남동쪽 계곡의 하나인 성널계곡의 천연림 속에는 성널폭포가 있어 예로부터 물맞이를 하는 유명한 곳이었다 한다.
폭포를 찾아 나선 길에 굼부리안에도 들어가 보기로 했다.
낙엽수림에 덮여 있는 굼부리 안에는 습지를 형성하고 있었고, 여름에 피는 하얀 목련 함박꽃나무가 눈을 틔울 준비를 하고 있었다.
오름의 능선을 동쪽으로 돌아 동남쪽 계곡을 찾아 한참을 가다 보니 계곡의 위에 서 있었다. 나무에 올라 주위를 둘러 보았다.
발 아래에는 계곡이 있고, 그 너머에는 성널오름의 또 다른 능선이 있었다.
아무래도 그 계곡을 내려가는 것은 무리라는 의견에 따라 폭포를 찾아 가는 것은 다음으로 미루기로 하고 하산길에 올랐다.
지금 있는 곳이 오름의 동쪽이니 등산로를 찾아 가려면 북쪽으로 향해야 한다.
울창한 숲과 계속되는 계곡을 넘어 도착한 곳은 성판악에서 약 1.8km의 등산로였다.
아침 7시40분에 성판악매표소를 출발하여 다시 매표소에 도착한 시간이 오후 3시 30분경 오늘의 산행은 그렇게 끝이 났다.
웬만해서는 갈 수 없다는 사라오름과 성널오름을 하루에 오르고 약간은 지친, 그러나 상쾌한 기분으로 내려오는 일행들에게서 자연스럽게 콧노래가 나오게 한다.

[2002년 3월 24일 일요일 사라오름과 성널오름을 오르다.]

오름이야기

오름을 오르며 느낀 감상을 올려봅니다.

  1. No Image

    오름축제를 마치고

    비를 맞으며 오르는 오름은 또 다른 느낌을 준다 세상이 온통 비구름에 가려 보이지 않다가 불어오는 바람에 잠깐씩 걷히는 구름 사이로 언뜻 언뜻 보이는 주위의 풍광과 굼부리에 고인 호수를 보는 감흥은 우리를 어...
    Reply1 Views2581
    Read More
  2. 용눈이에서 맞은 일출

    요즘은 저녁에 해안도로를 자주 찾는다. 혹시 일몰의 장관을 볼 수 있을까 하는 생각과 오름을 오르지 못한 것이 꽤 오래되어 아쉬움을 달랠 겸 찾는 것이다. 하늘이 맑은 날 서둘러 카메라를 매고 찾은 해안도로는 ...
    Reply0 Views3069 file
    Read More
  3. 오름을 오르지 못하여...........

    한 동안 오름을 오르지 못하였습니다. 오름스케치가 너무 오래 비워 있는 것 같아 사진 하나를 올립니다. 꽃은 흰수염며느리밥풀입니다. 한라산 1100고지에서 찍은 것입니다.
    Reply1 Views2952 file
    Read More
  4. 박쥐를 닮은 들, 바구니를 닮은 들 무슨 상관이 있으랴 - 바굼지오름(단산)

    군산에 이어...... 군산과 대평리 바닷가를 보고 나니 점심을 먹기에는 시간이 좀 이른감이 있었다. 시간을 아끼기 위해 가까운 송악산을 한번 오르자는 의견이 지배적이어서 몇 번이나 올랐던 송악산을 다시 오르기...
    Reply2 Views2969 file
    Read More
  5. No Image

    군산을 오르며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된다고 한다.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를 들은터라 산행준비가 더디어진다. 아직 비는 오지 않고 있지만 우비를 준비해야할 것인지 아니면 그냥 가도 될 것인지 이것 저것 생각하다보니 약속시간이 ...
    Reply0 Views2873
    Read More
  6. No Image

    알밤오름에서 맞은 여름

    오랫만에 가족들과 함께하는 오름행이다. 아이들을 데리고 가는 오름행은 오름을 선정하는 것부터 만만치 않다. 어른들끼리 가면 조금 높은 오름도, 잡목이 우거진 오름도 갈 수 있지만 애들을 데리고 가면 곤란하기 ...
    Reply0 Views3301
    Read More
  7. No Image

    거슨새미와 민오름

    동부산업도로 대천동과 구좌읍 송당리를 잇는 1112번 지방도로의 송당목장 입구 건너편에 우뚝선 거슨새미오름 서쪽방향으로 크게 벌어진 말굽형 분화구의 서쪽기슭에 한라산 쪽으로 거스러 나오는 '거슨새미'라는 샘...
    Reply0 Views3940
    Read More
  8. 잔잔한 화구호의 사라와 웅장한 자태의 성널

    한라산 정상 등반을 통제한 이후로 등반객이 많이 줄었다고 한다. 아니나 다를까 지난 1월 부악(한라산 정상)을 오를때의 성판악휴게소는 차를 세울 곳이 없을 정도로 사람들이 가득했는데 정상 등반이 통제되는 지...
    Reply0 Views3685 file
    Read More
  9. 한라산을 오르며

    올 겨울 날씨는 변덕이 심한 것 같다. 토요일인 어제는 날씨가 흐려 오늘의 산행을 걱정했는데 아침에 일어나보니 하늘은 거짓말처럼 개어 있었다. 근래에 보기드문 그런 화창한 날씨였다. 1월의 첫 일요일을 한라산...
    Reply1 Views3554 file
    Read More
  10. No Image

    노꼬메-- 다정한 형제봉

    11월의 마지막 일요일 아침은 잔뜩 지프린 날씨로 다가왔다. 날씨야 어떻든 오름오르는 즐거움을 포기할 수는 없는 일이 아닌가. 어승생을 지나 서부산업도로(평화로)를 잇는 산록도로를 달렸다. 한참을 가다 서부산...
    Reply0 Views4385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2 3 4 5 6 7 8 9 10 11 Next
/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