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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7.01 22:09

군산을 오르며

조회 수 2873 추천 수 9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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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된다고 한다.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를 들은터라 산행준비가 더디어진다.
아직 비는 오지 않고 있지만 우비를 준비해야할 것인지
아니면 그냥 가도 될 것인지
이것 저것 생각하다보니 약속시간이 늦어버렸다.
날씨 때문에 참석인원이 적을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모인 사람은 10여 명이나 된다.
일요일에 오름을 오르지 않으면, 그 일주일은 내내 찜찜하다는 회원들
그들 앞에 비는 훼방꾼이 되지 못하나보다.
보통 비가 많이 오는 장마철이라도 서쪽은 상대적으로 동쪽보다 비가 덜 온다
그래서 오늘의 오름은 안덕에 있는 단산을 오르기로 했다.
잔뜩 흐려있는 제주시의 하늘을 뒤로하고
시원스레 뚫려있는 서부관광도로를 들어서니 서쪽하늘은 서시히 밝아지고 있었다.
안덕면 상창리에서 우회전하여 안덕계곡 입구 감산리에서 대평리를 잇는 시멘트도로를 들어선다.
감산리에서 대평리로 가는 이 긴 고개를 '진모루'라고 부른다. 고개가 길어서 붙은 이름일 것이다.
군산은 창천리 앞에 있는 창고천 건너에 동서로 길게 누워있으며, 남서쪽 기슭을 맞대어 월라봉에 이웃해 있다.
월라봉(도래오름)과 군산 사이를 뚫고 감산리와 대평리를 잇는 고개길이 놓여있다.
진모루길의 중간쯤에 펜션 입구를 가리키는 표지판이 있고,
그 길을 따라 들어서면 차 한대가 다닐 수 있는 시멘트길이 이어진다.
이 길은 군산의 서쪽 능선을 따라 오름의 거의 정상 밑까지 뚫려 있다.
작년에 왔을 때는 그 나마 차가 다닐 수 없는 비포장도로도 있었는데
이제는 그 길마저 포장하여 초록색 페인트까지 칠해 놓았다.
오름의 정상 아래까지 차가 다녀야되는 이유는 알 수가 없지만
이렇게 포장하고 칠까지 할 필요가 있었을까?
조금 밑에서 내려, 조금 더 걸으면 될 것인데
오름을 오르면서 주위에 피어있는 이름모를 들꽃의 아름다움과
낭랑한 새들의 노래소리를 들으며
멀리 펼쳐지는 바다의 풍경이나 이어지는 오름의 능선을 보다보면
그 곳이 바로 무릉도원이 아닐것인가.
오름 정상까지 도로를 뚫고, 계단을 만들고, 나무에 줄을 묶어 놓는 일들은
오름을 운동삼아 오르는 이들에게는 편리할 수 있지만
진정 자연을 생각하고, 오름을 아끼고, 환경을 보전하는 것과는 너무나 거리가 있는 일들이다.

군산은 안덕면 창천리에 있는 해발 334.5미터의 오름으로 바다에 접한 산으로는 산방산 다음으로 높다.
오름의 자체의 높이인 비고가 280미터이다.
정상부에는 오름 동, 서 양 꼭대기가 큰 바위들을 머리에 이고 두두룩하게 부풀어 올라 있어
용의 머리에 쌍봉이 솟았다고 했으며 이를 쌍선망월석(雙仙望月石)이라 했다.
대평리에서 바라보면 오름의 양 꼭대기가 부풀어 오른 것을 확연히 볼 수 있다.
동쪽의 봉우리가 정상이다.
산정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더할 바가 없다.
북동쪽으로 보이는 한라산 부악을 시작으로 동쪽으로 이어지는 오름의 능선들과
동남쪽에 펼쳐지는 서귀포와 앞바다의 섬들
서쪽에 있는 산방산의 웅장한 자태를 시샘하는 월라봉의 능선
그너머 형제섬과 송악산, 가파도와 마라도
비록 장마비를 안고 온 먹구름의 위세에 동쪽 하늘은 검게 물들었지만
구름이 비껴 간 단산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우리 일행을 오래동안 그자리에 머물게한다.

서귀포시 하예동 바닷가에서 대평리를 지나 월라봉 남쪽 해안을 따라
곳곳에 깍아지른 절벽의 해안단애를 이루고 있다.
해안단애란 해식작용으로 이루어진 해안의 절벽을 말한다.
대평리 바닷가에서 서쪽의 월라봉 남쪽으로 들어가면 해안단애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어
단산에서 내려온 우리 일행은 대평리 바닷가로 향했다.
계절음식점이 자리 잡은 대평리 해안은 검고 둥근 자갈과 여러가지 모양을 하고 있는 바위들과
절벽을 깍아지른 해안단애로 인해 지금은 경승지로 꽤 알려진 곳이다.
석회성분이 녹아 여러가지 모양을 하고 있는 바위는 마치 벌집을 옮겨 놓은 듯하고
절벽의 바위틈에서 솟아나는 약수는 그 모양의 신비러움과 함께
우리를 또 다른 세계에 올려 놓은 듯 착각에 빠지게 한다.

어떻게 보면 그다지 넓지 않은 섬, 제주도
그러나 가는 곳마다 서로 다른 모습으로 다가오는 아름다운 섬
제주도에 뿌리박은 우리들이 앞으로 영원히 지키고 보존해야 할 우리의 고향인 것이다.

2002년 6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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