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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밤에 시작된 비가 아침에도 그치지 않고 오고 있다.
가랑비라고 해야 할지 이슬비라고 해야 할지, 옷을 적시기에는 너무 적고 마음을 적시기에는 너무 많은 비가 그렇게 추적추적 내리고 있다.
이 비가 그치면 가을이 시작되는 것인가?
가벼운 우의를 챙기고 길을 나선다.  
옅은 안개가 낀 도로를 따라 가시리를 향한다.
소흘오름은 표선면 가시리 북쪽에 위치한 오름으로,
교래리에서 대천동 못미쳐 정석비행장을 거쳐 가시리로 이어지는 도로를 따라가다 가시리 4거리에서 성읍으로 가는 중산간도로(국도16호선)변의 농로로 진입하면 농장을 거쳐 오름 동쪽사면으로 올라갈 수 있다.
행정구역상 표선면 가시리 산1번지로 되어 있는 소흘오름은 표고가 238m이고 비고는 98m이다.
오름의 등성마루는 천막의 용마루처럼 평평하며 양끝이 봉곳이 솟아올라있고, 남쪽 봉우리에는 바위들이 밖혀 있고, 서사면으로 얕게 패어 있는 말굽형 분화구를 가지고 있다.  
가시리를 통과하는 가마천이 오름 서측 말굽형 화구의 화구방향을 휘돌아 나간다.


오름의 동쪽은 매끈한 풀밭사면을 이루면서 잔대, 나비나물, 무릇, 등이 꽃을 피우고 있고, 다른 쪽은 해송, 삼나무로 조림되어 숲을 이루고 있다.
기슭쪽 언덕밑에는 '설오름 세미'라는 샘이 잡목이 우거진 가운데 콘크리트벽으로 둥그렇게 둘러져 있다고 하는데 확인해 보지는 못했다.
이 샘은 마을 주민들이 식수용으로 이용하였으며, 상수도가 보급되기 전에는 천제(天祭)를 지내는 제수를 마련할 때 꼭 이 물을 사용하였다고 한다


오름 능선에 앉아 주위를 둘러 본다.
멀리 보이는 성산(일출봉)의 모습이 마치 해병대 모자와 같이 보인다.
불어 오는 바람에 땀을 식히고, 시원한 물 한 모금에 목을 축이며 바라 보는 풍경은 신선의 여유로움을 안겨 준다. 천지사방에 피어 있는 무릇의 향기와 호롱불을 담고 있는 잔대의 보라꽃이 유난히 눈에 걸린다.


오늘날 설오름(雪岳)으로 표기되어 있는 소흘오름(所訖岳)은 서월오름(西月岳)이라고도 하고 鋤岳(서악)이라고도 불렸다.
오름의 지형지세가 마치 '호미'와 닮았다 하여 '호미'를 가르키는 한자어 '鋤(서)'자를 취하여 '서오름' 이라 했던 것이 변형되어 '설오름'으로 불리워지고 있고, 후에 한자표기화에 따라 '鋤乙岳(서을악)'이라 표기하고 있다는 설도 있는데,
'오창명(1998)'에 의하면 '산의 형세는 천막을 친 모습이고, 양쪽 끝 봉우리가 약간 솟아오른 데다가 남쪽 봉우리는 울퉁불퉁 바위들이 밖혀 있어(김종철, 1995)' '써레'와 같다는 데서 '소흘오름'이라고 이름 붙인것으로 보고 있다. 所訖이 '써레'의 차자표기로 쓰이고 있다고 한다.

오름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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