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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10.21 15:55

비에 젖은 오름.......

조회 수 2688 추천 수 93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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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부터 오기 시작한 비가 그치지를 않고 있는 중에
강원도 지방은 또 다시 많은 비가 내려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는 뉴스보도가 있다.
조금 늦게 잠이 깨어 서둘러 약속장소에 이르니 날씨 때문인지 모여있는 회원이 많지 않다.
숲이 있는 오름을 오르자는 회원과 풀밭오름을 오르자는 회원간에 잠시 의논 끝에
오늘은 모구리오름을 오르기로 했다.
2대의 차에 나누어 탄 우리는 동부관광도로를 향했다.
모구리오름을 오르려면 성읍리를 거쳐서 가는 것이 빠른 길이다.
연삼로를 막 벗어나는데 핸드폰이 울린다.
앞에 가던 차에서 온 메시지이다.
봉개 할망집에 잠시 들르자는 것이었다.
그 집은 마음씨 좋은 할머니가 꾸려가는 구멍가게인데
햄버거, 김밥, 삶은 달걀 등을 파는 곳이다.
아침밥을 거른 회원을 위해 간단하게 요기나 하고 가자는 것이다.
동부관광도로를 타고 갈 때에는 가끔 들르는 곳이기도 하다.
지금은 도로 확장공사로 인해 집이 거의 짤려 나가고
구석에 남아 있는 터에 새 건물을 짓고 있었다.
목적지로 향하는 동안 비가 오락가락한다.
성읍리를 지나 수산리로 빠지는 길에 들어서니 빗줄기가 굵어진다.
드디어 오름 앞에 도착, 그러나 비는 더욱 거세진다.
이 비를 뚫고 모구리오름을 오르기는 무리인것 같아, 또 다시 회의를 거쳐 장소를 변경한다.
다시 결정한 오름이 통오름이다.
입구에 차를 세우고 우비를 꺼내 입는다.
비가 오나 눈이 내리나 오름을 오르는 관계로 우비나 우산은 항상 준비하고 다닌다.
방목 중인 소나 말의 출입을 막기 위해 만들어 놓은 철조망 문을 열고 서쪽 골짜기로 들어선다.
서남쪽 능선을 시작으로 한 바퀴 돌아 동남쪽 능선으로 내리기로 했다.
오름을 오르면서 시작되는 무덤가에는
비를 맞으며 서 있는 갖가지 들꽃들이 몸을 움추리고 있다.
쑥부쟁이, 미역취, 나비나물, 물매화, 잔대, 한라부추, 층층잔대 등등
쑥부쟁이는 일명 들국화라고 부르는데 지천에 널려 있다.
능선을 올라서니 비바람이 거세어 눈을 뜰 수가 없을 정도이다.
한 무리의 말들이 풀을 뜯다 말고 물끄러미 처다본다.
비옷도 없이, 우산도 없이 얼마나 추울까?
풀밭이 끝나고 억새밭이 시작되는 곳에 비를 피할 수 있는 삼나무 숲이 있었다.
삼나무 숲을 의지하여 비를 피할 수 있는 곳에서 가져 온 간식들을 꺼내 놓는다.
비가 와도 먹을 것은 먹어야 하므로....
주위에 볼래나무가 한 그루 서 있고, 열매가 빨갛게 익어 있었다.
따러 가는 일행을 보고 한마디들 한다.
"그걸랑 디저트로 먹주!"
펼쳐놓은 김치 봉지와 삶은 달걀 봉지 속으로 우산을 타고 빗물이 뚝뚝 떨어지지만
부지런히 오가는 손들은 전혀 개의치를 않는다.
디저트에 손대는 사람도 없다.

통오름은 성산읍 난산리에 있는 표고 143.1미터, 비고 43미터의 비교적 낮은 오름이다.
오름의 형태가 마치 물통과 같이 움푹 팬 형태라는 데서 통오름이라고 붙였다고 한다.
오름은 전사면이 완만한 기복을 이루면서 둥글고 낮은 5개의 봉우리가 화구를 에워싸고 있다.
깊게 패어 있는 화구는 거의 원형 분화구의 형태를 띠고 있으나,
서쪽으로 좁은 골짜기를 이루며 용암유출수로가 형성되어 말굽형 화구를 이루고 있다.
동쪽 사면 일부에는 해송림을 이루고 있고, 그 외 사면은 새와 억새 또는 풀밭으로 되어 있다.
새(띠)가 군락을 이루고 있는 곳은 작년에 왔을 때는 잘라가지 말라는 경고판이 있었는데
오늘은 보이지 않는다. 성읍에 있는 초가지붕을 엮는 재료로 사용하는 것이 아닌가 추측해 본다.
화구 안에는 조림된 삼나무를 경계로 농경지가 조성되어 있다.
화구 사면에는 묘들과 그 사이에 왕벚나무가 심어져 있다.
왕벚나무가 한 동안 관심을 끌면서 오름에 왕벚나무를 심은 경우를 심심치 않게 보았다.
나무의 특성이나 생태 등을 고려하지 않고 무분별하게 조림을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그것도 인위적인 자연파괴가 아닐까?

억새밭을 지나니 또 다시 풀밭이 이어진다.
여기저기 군락을 이루고 있는 쑥부쟁이를 뒤로 하고
비오는 통오름을 내려 왔다.

이왕 길을 나섰으니 하나만 오르고 간다는 것은 어딘지 모르게 서운한 감이 든다.
그 동안 근처에 몇 번을 왔어도 오르지 못했던 독자봉을 오르기로 했다.
독자봉은 통오름과의 사이에 도로를 끼고 마주하고 있는 오름이다.
표고가 159.3m, 비고가 79m에 남동향으로 벌어진 말굽형의
ㄷ자형으로 길게 뻗어 내린 굼부리를 갖고 있다.
오름의 서쪽, 도로 변으로 목장의 철조망 문이 있어 문을 열고 들어 선다.
우산을 들고 오르는 풀밭에는 잠시 쉬어 가라고 꽃들이 손짓을 한다.
물매화와 자주쓴풀이 눈에 들어온다.쑥부쟁이는 물론 지천이다.
능선의 정상에 오르니 소나무 숲 사이로 두 갈래 길이 나온다.
ㄷ자형 오름의 중간 정도에 서있는 것 같다.
왼쪽으로 들어서서 조금 가니 숲이 끝나고 풀밭이 펼쳐진다.
주위를 한바퀴 휘돌아 보고 들꽃을 뒤로하여 정상을 향했다.
산정부에는 봉수터 흔적이 돌담으로 둘러져 남아 있고, 그 중앙에 산불감시 초소가 세워져 있다.
봉수터 주위에 둘러져 있는 돌담의 이중 둔덕은 방화선을 위해 만들어 졌다고 한다.
이곳 봉수는 조선시대 북동쪽에 수산봉수와 서쪽의 남산봉수와 교신했었다고 한다.
오름의 전사면에는 듬성듬성 곰솔과 삼나무가 있고,
화구 안에는 곰솔, 삼나무, 편백, 찔레나무가 어우러져 숲을 이루고 있다.
누군가가 얘기한다.
"비오는 오름을 오르면 오름이 가라 않은 것 같다"고

독자봉은 독재봉이라고도 하는데 '독재'는 '독자'의 제주도방언이다.
민간에서는 '독지망골'이라는 음성형을 확인할 수 있으므로
'독지오름' 또는 '독지망(-望)'이라고 했음을 알 수 있다.
子는 현실음은 제주도방언에서 '지'로서 실현된다.
지금 '오름삿기오름>오름새끼오름'이라는 이름은 잊혀졌다.
주로 '독자봉'이라 한다. 과거에 봉수가 있었고 망을 보았기 때문에 '망오름'이라고도 한다.(1998, 오창명)

정상에서 동쪽을 향해 능선을 감아내리는 길을 따라 오름을 내려 오니 신산리를 잇는 도로에 닿는다.
시흥리 해안도로에 있는 해녀의 집에서 조개죽으로 점심을 해결하고 또 다시 오름을 오른다.
이번에는 근처에 있는 큰물뫼(대수산봉)를 오르기로 했다.
큰물미라고도 하는 이 오름의 정상에서 보는 성산 지경의 풍광이 절경이라고 한다.
그 절경을 구름 때문에 볼 수 없을 것 같아 걱정을 했는데 비가 많이 수그러들고, 구름도 많이 걷혀서 그나마 다행이다.

공동묘지가 조성된 곳에 차를 세우고 차 한대가 지나갈 수 있게 뽑아 놓은 길을 따라 오름을 오른다.
숲길이 끝나는가 싶더니 어느덧 정상이다.
전사면이 완만하게 서너개의 기복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정상 부분에는 꽤 넓은 산마루가 길게 이어지면서 중간쯤에 얕게 패인 타원형의 분화구가 무성한 풀과 억새에 덮힌채 남아 있고,
군데군데 무덤들이 자리잡고 있는 가운데, 오름의 정상 동쪽에는 이동전화 안테나가 개선장군처럼 서있다.
대수산봉은 성산읍 고성리에 있는 표고 137.3m, 비고 97m의 오름이다.
조선시대 때 이 오름 정상에 봉수대가 있어 북동쪽으로는 성산봉수,
남서쪽으로는 독자봉수와 교신했었다는데
산화경방초소 부근에 봉수대 흔적이 어렴풋이 남아있다.
산정부를 제외한 전사면이 삼나무와 해송으로 조림되어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다.

검은구름이 아스라히 덮고 있는 성산과 신양리 섭지코지를 뒤로 하고 오름을 내려 온다.
억새 사이로 얼굴을 내밀고 있는 야고는 온 몸이 흙투성이이다.
비 속에 흙탕물을 뒤집어 쓰고 있는 꽃들 중에서
예쁘게 세수를 한 자주쓴풀 한송이를 카메라에 담으며
오늘의 산행을 마무리 했다.

2002년 10월 20일

사진은 통오름의 굼부리 모습이고, 능선 너머로 독자봉이 보인다.
  • 주미니 2002.10.23 14:28
    통오름 지금위치에서 아래쪽에 무덤인지 많은데 그게 무언지 아세요?
  • 주미니 2002.10.23 14:29
    무신 공동묘지인지..개 공동묘지인가?
    비오는날 트래킹도 좋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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