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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음력 정월 열 나흘
하늘에 구름이 잔뜩 끼었다. 내일이 정월대보름인데 걱정이 말이 아니다.
저녁9시 종합뉴스에 내일의 날씨는 예상강수량의 20∼30mm라니, 둥근 보름달을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아쉬움에 '서부산업도로 새별오름'에서 열리는 들불축제에 점화나 제대로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까지. . .
지금까지 들불축제 행사를 준비하신 분들의 마음은 얼마나 안타까울까?
아침에 일어나 얼른 베란다 유리창을 바라다보니 아니나 다를까 굵은 빗방울이 줄줄 흘러내린다.
아휴! 하늘도 무심하시지 어쩌면 오늘 같은 날에 비란 말인가
겨울에 내리는 비는 마음을 을씨년스럽게 하지만 오늘 비는 그러한 마음이 더한 듯하다.
저녁의 되어도 그칠 줄을 모르고 하루종일 비가 내린다.
제주에서 열리는 축제 중에 가장 웅장하고 장엄한 축제인데. . .
사람의 능력이 아무리 훌륭해도 우주와 자연 앞에서면 한낫 휴지 조각에 지나지 않음을 내리는 비를 보며 생각해본다.
퇴근하여 TV앞에 앉아 9시 저녁종합뉴스를 보는데 들불축제에 대한 뉴스는 지방뉴스시간에 잠깐 뿐이었다.
작년 이맘때쯤 새별오름에서 제주의 자연과 제주의 신과 함께 한 그 웅장하고, 장엄하고, 위대한 불빛은 TV화면에서조차 볼 수가 없으니. . .
지난주 일요일에도 산행을 못했는데 내일도 날씨가 허락하질 않을 듯하다.
며칠 전까지 이번 주 일요일에는 다시 부악(백록담)에 다녀와야지 생각했는데 일찌감치 포기했다. 일찍 잠자리에 들지 않아도 되니 시간이 넉넉하다.
새벽시간까지 초등학교에 다니는 친구 같은 아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무슨 말이 그리도 많은지 알콩달콩 시간 가는 줄 몰랐다.
밝은 빛에 잠에서 깨어나 한라산을 바라보니 한라산이 내 코앞에 있지 않은가 바람이 없는 날 구름의 살짝 드리운 하늘에 가시거리가 아주 긴 오늘 같은 날이 산행을 하기에는 가장 좋은데 이렇게 날씨가 좋을 줄 알았으면 하고 시계를 보니 한라산을 가기에는 너무 늦은 시간, 하루종일 친구 놈들과 무슨 못 다한 얘기가 그리도 많은지 그렇게 일요일이 지나 간다.
같은 또래가 있는 작은댁에 친구들을 데려다 주고 돌아오는 길에 하늘을 바라보니 겨울하늘이 왜 이리도 맑은지 집에 돌아와 시계를 보니 오후 5시, 오늘이 음력으로 정월 열 엿새
보름날 떠오른 달보다 열 엿새 날 달이 더 둥글지 않은가
어제와 오늘의 아쉬운 마음을 채우려는지 부지런히 산행준비를 하고 성산일출봉이 바라다 보이는 용논이오름을 향해 나와 늘 희노애락을 함께 하는 나의 애마가 동부산업도로를 달린다.
용논이오름에 도착하여 천천히 정상에 올라 사방을 바라다보니 늘 그렇게 제주의 자연을 지키는 오름들이 조금도 움직이지 않고 오늘도 그 자리에 우두커니 서있구나
눈을 감고도 모습을 그릴 수 있는 다랑쉬, 아끈다랑쉬, 손자, 동거미, 좌보미, 백약이, 영주산, 높은오름, 멀리 보이는 돝오름, 한라산이 엷은 구름을 휘감고 은근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달이 뜨기 전 이른 저녁 시간에 이곳에서 바라보는 일몰의 광경도 참으로 좋은데 오늘의 일몰은 천년을 살아도 제주를 다 볼 수 없구나 하는 생각이 다시 내 머리를 스쳐지나간다.
엷은 구름을 휘감은 한라산 중턱으로 그 뜨거운 태양이 조금씩 조금씩 모습을 감추어간다.
수억년 전 용논이오름을 노닐던 용이 여의주를 삼키는 것처럼. . .
아! 용논이오름의 정월이 일몰은 이처럼 한라산 중턱으로 지는구나
엷은 구름을 휘감고 아스라이 모습을 드러낸 한라산 중턱으로 저물다 반쯤 모습을 드러낸 태양
아! 정월에 보는 이런 일몰의 광경은 용논이오름에서 밖에 다른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장관이다.
너무 서둘러 준비한 산행덕에 참으로 오랜만에 오름에 나홀로구나
오름의 분화구를 한 바퀴 돌다 불어오는 서북풍에 추위를 느껴 분화구 속으로 내려가 가지고 간 커피 한 잔을 마시는데 오름의 주봉위로 달이 떠 오른다.
46억년전에 생겨났다는 지구
이 용논이오름은 몇 억년전에 생겨났는지 지금 나는 타임머신을 타고 용논이오름이 만들어진 그 시간에 있지 않은가?
지금 내 눈에 보이는 것은 수 억 년 전에도 그모습 그대로 였으리라 생각돼는 달, 별, 그리고 간간히 흩어져 있는 구름뿐 한참동안 아무 생각이 없는데 얼마나 시간의 흘렀을까
수 없이 용논이오름에 올라 달님을 맞이했지만 오늘 같이 크고 깨끗한 달님을 맞이하기는 없는 듯하다.
한참동안 눈이 시리도록 달님을 바라보니 토끼가 떡방아를 찍고 있는 모습이 너무나도 선명하다.
두 귀를 쫑끗 세우고
오늘은 절구통에다 부럼을 넣고 절구질을 하고 있는 걸까 너무 부지런을 떠는 모습이. . .
가지고 있는 빛을 별빛에게 모두 나누어주고도 그렇게 모습이 행복하다.
달빛반대편에 드리워진 그림자를 바라보며
아! 이 몸뚱이는 당신의 빛을 받아 빛을 발하기는 커녕 반대편에 그림자 밖에 만들어 내질 못합니다.
무슨 아쉬움이 이리도 많은지 하산의 시간이 너무나도 길게 느껴진다.
간간히 마주치는 자동차의 불빛 송당에서 대천동으로 이어지는 삼나무숲길의 달빛 드라이브가 이리도 좋구나


계미년 정월 열 엿새 용논이오름에서

오름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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